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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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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경에는 일반 양인들도 서당 교육을 받을 수 있었지만 대체로 양반이나 부농층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이 어려운 한문을 배우는 것이 쉽지 않았고 책을 마련하는 것도 어려워서, 일반적으로 대를 이어 문맹인 집이 많았다. 더욱이 여자아이들이 서당에 가거나 교육받는 것은 매우 드물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가족관계와 유교예학의 일반화로 인해 교육을 받지 못해도 자라면서 충분히 그 분위기에 젖을 수 있었다. 따라서 어른과 이웃에 대한 예의는 매우 엄격하였다. 부친이 아프면 그는 하루 종일 곁에서 간호하고 그 아픔을 나누어야 한다. 어머니와 함께 취사와 봉제, 육아 등으로 하루를 보냈다. 5~6세가 되면 빨래, 바느질 등의 어머니가 하는 일을 도와야 하고 어린 젖먹이가 있으면 등에 업고서 종일 돌봐야 한다. 물론 아침과 저녁에 쓸 물도 길러 와야 했다. 그리고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려우면 어려서부터 남의 집에 품을 팔러 보내졌다.
그래도 아이들은 틈나는 대로 자신들의 시간을 가졌다. 마음껏 놀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은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여자아이들은 풀각시놀이, 소꿉놀이, 실뜨기, 공기놀이, 널뛰기놀이를 하였다. 널뛰기는 모녀간에도 자주 하였는데 집안에 있는 여인들의 유일한 운동이며 놀이였다. 몇 개의 놀이를 소개하자면 ‘풀각시 놀이’는 풀을 뜯어서 인형을 만들어 그것을 가지고 논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요즘과는 달리 놀이재료를 주로 자연에서 얻었던 시기에 풀은 다양하게 쓰였다. 이 놀이는『고려사(高麗史)』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나타나는데, 『동국세시기』에는 “아가씨들이 푸른 풀을 한 줌 뜯어다 머리채를 만들고, 나무를 깎아 그것을 붙인 다음 붉은 치마를 입힌 것을 각시라 한다. 이부자리와 머리 병풍을 쳐놓고 그것을 가지고 논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놀이를 하기 위해서는 수수깡이나 껍질을 벗긴 나무를 준비하고, 들에서 필요한 양만큼의 풀을 뜯어 온다. 풀을 끓는 물에 데쳐 부드럽게 한 다음 가지런히 추려서 나무 위에 실로 묶고, 풀을 거꾸로 넘겨 인형의 머리채를 만든다. 그런 다음 머리를 땋거나 쪽 진 머리를 하여 놀며, 또 치마, 저고리를 만들어 입히기도 한다. 여기에 신랑을 만들어 대례상을 차리고 혼례를 치른 다음 신방을 꾸미거나, 음식을 차리는 등 의식주 생활을 경험한다. 여자아이들은 이때부터 스스로 바느질을 익히며, 각시놀이를 통해 집안의 살림살이를 흉내 내기도 하고, 어른들의 생활을 모방하면서 미리 익히게 된다.
이 놀이를 할 때 부르는 노래는 지방마다 다른데, 개성지방에서는 다음과 같이 “앞산에는 빨간 꽃이요, 뒷산에는 노랑꽃이요 / 빨간 꽃은 치마 짓고, 노랑꽃은 저고리 지어 / 풀 꺾어 머리 허고, 그이딱지 솥을 걸어 / 흙가루로 밥을 짓고, 솔잎을랑 국수 말아 / 풀각시를 절시키자 / 풀각시가 절을 하면 망건을 쓴 신랑이랑 / 꼭지꼭지 흔들면서 밥주걱에 물 마시네”노래가 불렸다고 한다.
전통사회에서 의생활은 여성의 소관이었고, 이에 따라 침선은 여성이 익혀야 할 기본적인 과제였다. 이에 따라 여자아이들은 안방에서 조모나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며 7세가 되면 어른들로부터 침선에 필요한 모든 기구를 갖춘 반짇고리를 받기도 한다. 반짇고리 안에는 일반적으로 바늘과 실, 바늘꽂이, 골무 등이 들어 있다.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바늘을 잡기 전에 실과 친해지는 기회를 갖는데, 그것이 ‘실뜨기 놀이’라고 할 수 있다. 실뜨기는 약 1m 정도 되는 실이나 노끈의 양끝을 묶은 다음,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두 손에 걸친 실을 번갈아 떠서 실의 모양이 여러 가지로 바뀌는 것을 즐기는 놀이이다. 둘이서 하는 실뜨기가 일반적이며, 혼자서 하는 실뜨기 방법도 있다. 둘이서 실뜨기를 할 때 나오는 모양은 ‘날틀’, ‘쟁반’, ‘젓가락’, ‘베틀’, ‘방석’, ‘가위줄’, ‘물고기’, ‘톱질뜨기’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혼자서 하는 실뜨기는 ‘사다리 만들기’와 ‘민들레 씨앗 만들기’가 있다. 만약, 실을 뜨는 도중에 손가락을 잘못 걸거나 움직이면 실이 풀어지거나 얽어서 놀이는 끝이 난다. 실뜨기는 준비물이 간단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놀 수 있다. 이 놀이를 통해서 정교한 손동작이나 손재주 등을 익힐 수 있으며, 둘이서 하는 경우는 서로 실이 얽이지 않도록 정해진 규칙대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협동심과 함께 규범을 익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여자아이들은 대부분 젖먹이를 등에 이고 남자 형제들이 노는 것을 구경하거나 어머니와 말동무를 하며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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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동아출판사편집부『두산세계대백과사전』, 두산동아, 1996
한국정신문화연구원디지털한국학
최석로사진으로본조선시대-민족의사진첩,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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