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우리나라에서는 천주교의 법의 대신 흑립(갓)과 도포를 착용하고, 도포 위에 성직자의 직책과 의무, 성덕의 상징인 영대를 둘렀다. 영대(領帶)는 성직자가 자신의 성무 집행의 표시로 목에서 걸쳐 무릎까지 늘어지게 매는 좁고 긴 띠로서 ‘영대’라는 말은 6세기부터 사용했다. 가톨릭에서는 원래 성찬 예식과 설교를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했다. 사제는 장백의(長白衣) 위에다 목에 걸고 가슴 앞에 X자형으로 걸치고 주교는 법의 위에 걸치는데 가슴에 패용 십자가가 있으므로 교차시키지 않고 수직으로 늘어뜨리며 부제는 법의 속에 걸치는데 미사 중 불편하지 않도록 왼쪽 어깨에 걸어 오른쪽 겨드랑이에서 맺는다. 또 사제가 중백의(中白衣) 위에 걸칠 때는 가슴 앞에서 교차시키지 않고 수직으로 늘어뜨린다. 사제는 영대를 두를 때 “주여, 주께 봉사하기에 합당치 못하오나 원죄의 타락으로 잃은 불사불멸의 영대를 내게 도로 주시어 주의 영원함과 즐거움을 누리게 하소서”하고 기도한다. 조선 후기의 신부 김대건(1822~1846)은 교명 앙드레, 아명은 재복이고 본관은 김해, 충남 내포 태생이다. 1836년(헌종 2년)에 프랑스 신부 모방에게 영세를 받고 예비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상경한다. 역관인 유진길에게 중국어를 배우고 모방 신부의 소개장을 가지고 중국으로 건너간다. 조선 전교의 책임을 진 마카오의 파리 외방 전교회 칼레리 신부에게 신학을 비롯한 서양의 여러 학문과 프랑스어 중국어 라틴어를 배운다. 1845년(헌종 11년) 홀로 국경을 넘어 서울에 잠입하는 데 성공하여 천주교 대탄압 이후 위축된 교세 확장에 전력을 기울이다가 다시 프랑스 외방 전교회의 지원을 요청하여 쪽배를 타고 상하이로 건너간다. 금가항 신학교에서 탁덕(鐸德)으로 승품하고 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최초로 신부가 되어 만당성당에서 처음으로 미사를 집전한다. 충남 강경에 상륙하여 포교와 전도에 힘쓴다. 이후 선교사와 연락하기 위한 항로를 개설하다가 체포된다. 전후 6회에 걸친 혹독한 고문을 받고 선교부와 신부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교우들에게 보내는 유서를 남긴 채 한강 새남터에서 25세로 순교한 후 미산리에 안장된다. 1857년(철종 8년) 교황청에 의하여 가경자(可敬者)로 선포되며, 1925년에는 교황청에서 다시 시복식이 거행되기도 하여 우리나라 전성직단대주보로 정하였고, 교황 11세는 그를 복자위(福者位)에 올렸다.
두산동아출판사편집부『두산세계대백과사전』, 두산동아, 1996
권오창『인물화로 보는 조선시대 우리 옷』, 현암사, 2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