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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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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식유물 |
국가의 중대한 의식이 있을 때 왕비는 예복을 입게 되는데, 왕비의 대례복(大禮服)으로서 적의(翟衣)가 있으며 이를 법복(法服)이라고도 한다. 이에는 활수대의(闊袖大衣)의 포제(袍制)에 속하는 적의와 중단(中單), 상(裳), 폐슬(蔽膝), 대대(大帶), 혁대(革帶), 옥패(玉佩), 수(綬), 말(襪), 석(蓋)을 착용하고 규(圭)를 든다.
왕비의 적의와 폐슬을 만들기 위해 창호지를 백비하여 문양배열을 그림으로 그려 놓은 본이 있는데 이를 적의본, 폐슬본이라 한다. 적의본은 심청색 바탕에 친애(親愛)와 해로(偕老)를 의미하며 서로 쳐다보고 있는 1쌍의 적문(翟文)을 채도하고 적문 사이에는 이왕가(李王家)의 문장인 배꽃(梨花)을 넣었다. 깃, 도련, 수구에는 홍색선을 두르고 운룡문을 채도하였다.
영왕비가 착용한 9등아청 적의는 푸른 바탕에 꿩무늬를 9등으로 수놓은 것이다. 중단은 깃에 보를 수놓고 나곡으로 선을 두르되 홍색으로 했다. 폐슬은 상의 빛깔과 같으며 취색으로 가에 선을 두르고 적을 2등으로 수놓았다. 대대는 옷 빛깔에 따랐고, 혁대는 금구철을 했다. 문헌상 주목되는 사실은 적의에 대한 설명이 매우 간략하다는 것이다. 즉 “꿩을 9등으로 청색바탕에 수놓는다”라고만 설명되어 있을 뿐 그 밖의 사항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고 있지 않다.
적의에 있어서는 그 이전에 뚜렷한 착용의 예가 없었으므로 공민왕 때 사여 받은 적의가 조선조까지 이어져 내려오게 된다. 조선조에 와서 적의가 하사된 것은 태조 3년(1394)이었는데 주휘칠적관과 하피, 금추 등이었다. 이때에는 궁중에서 적의의 착용법을 알지 못하여 촉국의 황태후였던 팽씨에게 착용법을 알아 착용하였다고 한다. 이것을 보면 이때에는 왕비의 관복제도가 확립되지 못했거나 호응을 받지 못했던 것이라 하겠다.
영조 때에는 『국조속오례의보(國朝續五禮儀補)』가 편찬되어 왕비의 관복을 정비하였다. 여기에 보면 적의의 구체적인 구성과 문양, 하피, 상, 대대, 옥대, 폐슬, 석 등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고 있어 적의제도가 정립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적의는 조선시대 최고 신분의 여성복식이었을 뿐만 아니라 상하 신분이 뚜렷한 계급사회에서 그들의 신분적 위치와 권위의 상징으로 표상되기도 하였다. 물론 이러한 복식에 관한 의식은 때로 너무나 지나쳐 사치금제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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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유희경 외)『우리 옷 이천년』, 미술문화, 2001
한국문화재보호재단『조선왕조유물도록』, 한국문화재보호재단, 1993
김영숙『조선조 말기 왕실복식』, 도서출판 민문고, 1987
김영숙『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유송옥『한국복식사』, 수학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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