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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외주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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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통일신라에는 골품을 따져서 정치적인 출세는 물론 가옥의 크기, 의복의 빛깔 등 실생활에서조차 차등을 두는 관행이자 제도가 있었는데 이를 골품제도(骨品制度)라 하였다. 이에 따라 왕경인(王京人)들은 성골(聖骨), 진골(眞骨), 6두품(六頭品), 5두품, 4두품으로 구분되어 특권을 누리기도 하였고 제약을 받기도 하였다. 그 배열로 보아 처음에는 3∼1두품의 구별도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라의 골품제도는, 국가 성립 초기에 지배층에 대한 등급별 편제 원리가 형성되기 시작하여 오랜 기간 정비되어 나아간 끝에 법흥왕 대에 17관등제에 조응하는 제도로 성립하였다. 그러나 골품제는 이때에 완성되어 신라가 멸망하기까지 하나의 견고한 제도로 그대로 유지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구성하는 신분과 그 신분의 지위가 변화하고 있었다. 성골이 소멸한 것, 1∼3두품이 소멸하고 후기에는 4두품도 백성층에 동화되어 간 것 등이 그 예이다.
이처럼 신분에 따라 차등을 둔 신라시대 귀부인의 차림을 살펴보면, 머리는 높이 추켜올린 가체를 통해 당시에 이미 가발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뒤꽂이를 꽂아 머리를 고정시킨 다음 비단이나 구슬로 멋을 부렸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하외주 소장의 목조 여인상에서 보이는 신라 여인은 약간 미소 띤 얼굴에 입술 연지를 칠하고, 뒷머리를 올려 계를 만든 후, 계의 좌우에서 비녀를 꽂아 고정시켰고 앞머리 부분에 금색대식을 하였다. 신라 여인들의 발제에 대한 『북사(北史)』, 『당서(唐書)』 등의 기록에 의하면 머리카락은 매우 길고 아름다우며 머리카락을 머리에 올려 두르고 구슬로 장식하였다고 한다. 의복은 하의로 긴 치마를 착용하고, 소매 끝이 깔때기 모양으로 넓어진 상의, 무릎길이 대금 반비, 속대를 착용하였다. 대금 영단에는 적색 2선식, 내의로 붉은 단식, 원령의를 착용하였다.
신라의 부녀자들과 관련된 행사로는 음력 8월 15일에 행해지는 ‘가배(嘉俳)’를 들 수 있는데 이것은 신라가 고대 국가로 발전하기 전부터 각 부족의 결속과 응집력을 다지기 위해 시행된 길쌈내기 행사이다. 서라벌에서는 길쌈 내기가 끝나면 모두 모여 노래와 춤을 추며 온갖 놀이를 즐기는데 내기에 진 편의 여자 한 명이 먼저 일어나 춤을 추며 “회소, 회소”라고 노래를 부르고, 그 소리가 하도 애절하고 단아하여 후대 사람들이 그것으로 노래를 지어 회소곡이라 했다는 『삼국사기(三國史記)』 기록이 있다. 한 달의 가운데, 즉 보름을 뜻하는 가배는 이후 ‘가위’로 바뀌었고 그 중에서도 8월 15일은 큰 가위, 즉 ‘한가위’라고 불리게 되었다.
해와 달이 없어지자 여성이 짠 직물로 하늘에 제사했더니 다시 나타났다는 연오랑과 세오녀의 전설, 진덕여왕이 손수 비단을 짜서 당나라 황제에게 선물로 주었다는 이야기 등은 옷감짜기가 성스럽고 고귀한 일로 여겨졌다는 사실을 말해주며, 아울러 신라 사회에서 일하는 여성의 지위가 결코 낮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예나 지금이나 지위를 나타내는 손쉬운 척도는 경제력인데, 신라시대 여성은 재산을 소유하고 스스로 처분할 수 있었다. 경북 봉화군 물야면의 취서사(현 축서사)에 남아 있는 탑이나 국보 제99호 갈항사 석탑에 남겨진 시주자의 이름 등 그 흔적이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길쌈과 관련하여, 당시 신라에서는 직물생산이 국가의 주력사업으로, 이를 관장하는 관서를 직물의 종류에 따라 세분화하고 생산을 총괄하는 모(母)라는 관직에 여성 감독관을 두었다. 그 증거로 일본 황실창고인 정창원에 있는 신라에서 수출한 양탄자를 들 수 있다. 그 꼬리표에 ‘자초랑댁’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 신라 귀족의 가호인 자초랑댁은 삼베 제조의 주체, 즉 제조업자로 볼 수 있다. 고대자료를 보면 낭(娘)이라는 글자는 귀족의 딸, 특히 공주를 뜻하는 문자이다. 자초랑댁이 직물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라면 자초랑은 직물을 수출하는 업체의 대표가 된다. 신라는 이렇게 수출상품에까지 여성의 이름을 당당하게 사용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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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희「신라복식의 변천 연구」, 서울대학교, 2001
KBS 역사스페셜『역사스페셜』, 효형출판, 2000
심종문『중국고대복식연구』, 남천서국, 1981
황사룡『중국복식사략』, 1994
임영미『한국의 복식문화 1』, 경춘사,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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