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는 갑옷과 함께 착용하는 쇠로 된 모자로서, 머리를 감싸 적의 공격을 막는 방어적인 무장이다. 삼국시대부터 사용되어온 투구는 주로 기마 무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구려 벽화에 나타난 투구를 보면 삼실총 제1실 북벽 「기마무장도」에 밋밋한 투구를 쓴 무사의 모습이 있고 쌍영총 연도 동벽 벽화에 기마찰갑 무사의 찰갑주가 있다.
신라와 가야 지역의 고분에서도 철제투구가 출토되기도 한다. 철제투구 중 그 맨드리가 반구형 덮개와 휘어진 쇠미늘 그리고 장방형의 미늘로 만들어진 것은 그동안 김해 예안리 고분, 고령 지산동 고분, 황남동 고분 등에서 출토된 바 있다.
고령 지산동 32호분에서 출토되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투구로서 충각주(衝角胄)가 있다. 충각주는 측면에서 볼 때 반타원형이며 평면으로 볼 때는 은행알 모양이다. 4매의 대장(帶狀) 철판을 상하로 대어 고정시키고 밥주걱 모양의 요면(凹面) 철판이 전면에서 연이어 정수리 부분을 덮고 있으며, 하단에는 3매의 대상철판이 부착되어 수미부를 보호하고 있다. 이 투구의 특징은 전면에 충각을 이룬 것인데 이 충각이야말로 전방에서 받은 타격을 좌우로 전회시킬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것으로 실용성이 많았을 것이다. 이 투구가 어떻게 해서 제작되었는지는 자세하지 않지만 초기에는 단단한 가죽을 가지고 만들었을 경우 생기는 충각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면은 충각을 이루고 있어 해가리개 차양은 부착시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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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자, 『한국군복의 변천사 연구』, 민속원, 1998
김영숙, 『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복천박물관, 복천박물관,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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