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두발 또는 상투를 덮기 위한 두건 모양의 고구려 관모로 절풍과 더불어 문헌에 나타난 최초의 쓰개이다. 중국의 여러 문헌에 ‘무후책’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절풍보다 항상 상위의 쓰개로서 중국에서는 귀인과 대관인급의 전용관모로 되어 있지만 고구려 고분벽화의 인물들이 착용한 것을 보면 계급의 구별이 뚜렷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고구려 벽화에 보이는 책은 완성된 관모로서 독립적인 쓰임새를 보이고 있으며, ‘무후’ 즉, 수(옆에 내리는 것)가 없고 평건책으로서 후두부가 유난히 솟은 모양인 고구려의 독자적인 책 형태를 보이고 있다.
고구려의 책은 후두부에 솟은 각의 형상에 따라서 2종류로 구분된다. 하나는 대륜의 앞 중앙 부분이 조금 더 솟아 있고 뒤는 앞부분보다도 한 단계 더 높였는데 뒷부분의 각이 둘 또는 세 가닥으로 나뉘어 솟아 있는 형태로 벽화에서 보면 이 관모는 주로 활동이 적은 문관이 착용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다른 하나는 대륜의 뒤쪽이 뾰족하게 솟아 있는 것으로 앞에서 보면 뒤쪽이 한 단 높고 옆에서 보면 뒷부분이 삼각형을 이룬다. 안악3호분의 「대행렬도」에서 보이는 보병들은 대부분 후자의 적색과 흑색의 책을 착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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