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笏)은 문무 관리들이 알현할 때에 손에 쥐던 물건으로 옥, 상아, 괴목(회화나무) 등으로 만들었는데 길이는 한 자 가량에 폭은 두 치 정도로 얄팍하고 길쭉하게 한 것으로서 벼슬아치가 조복, 공복, 제복 등에 갖추어 사용하였다. 관원들이 왕의 교명이나 계사를 기록하던 실용을 띤 것이었으나 후에는 단순한 의례용으로 제도화되었다. 왕의 홀은 규로 대신하였다.
고려시대에는 성종 원년(982년)에 신라의 예에 따라 백관의 홀제를 마련하였고, 조선시대에는 태조 원년(1392년) 공복 제정시에 홀의 사용이 규정되어 4품 이상은 상홀(象笏), 5품 이하는 목홀(木笏)로 하였다. 『소설(小說)』에 중국에서는 주나라 이전부터 홀이 있었는데 천자는 구옥, 제후는 상아, 대부는 어수문죽, 선비는 대나무로 만들었다 하였다. 『지봉유설(芝峰類說)』에 의하면, 당나라 때에는 홀은 짧고 두꺼워 구부러지지 않았으니 짧고 두껍기 때문에 사람을 칠 수도 있었다 하고, “송나라 철종은 눈병이 있어서 여러 신하들이 보는 것을 싫어하여 신하들이 홀의 변을 넓게 만들었다”고 하였다.
신라시대에는 진덕왕 4년(650년) 진골에게만 당의 포 차림새를 취하고 아홀(牙笏)을 가지게 함으로써 홀에 대해 갖추어 사용했음을 알 수 있으나 그 후의 실행 여부는 흥덕왕 금제에도 나와 있지 않으므로 확실치 않다. 당에서는 무덕령에(621년) 군신의 제복에는 5품관이 현면에 상아홀, 6품 이하는 목홀을 잡는데, 그 형태에 있어서 아홀은 상원하방(上圓下方)하며 죽목홀은 상좌하방(上挫下方)하다 하였다.
통일신라시대 용강동 석실고분의 토용에서도 홀을 들고 있는 관리의 모습이 보이는데, 정확하게 홀을 쥔 것은 1점뿐이고, 다른 1점은 소매 속에서 불룩 나온 것이 홀이 아닐까 하며 홀을 잡지는 않았으나 손을 소매 밖으로 노출시키고 홀을 잡은 듯한 자세를 취한 것도 있다. 여기서 지적되는 점은 남겨진 문헌에서 진덕왕 4년 진골에게만 자색 옷에 아홀을 잡도록 하였다 했는데 홀을 잡고 있는 용강동 석실고분의 토용은 비색 옷을 입고 있어 진골이 아닌 6두품(6∼9등)이며 홀의 형태에 있어서도 위쪽이 둥근 상원형이라야 하는데 네모로 깎은 정방 직사각형 꼴이라는 차이점이다. 그러나 용강동 석실고분의 토용은 그 시기가 당의 무덕연간이나 신라의 진덕여왕대 보다는 후대로 보기 때문에 신라의 육두품급이 죽목홀 계통의 상좌하방형을 사용한 것이 아닐까 추측되고 있다.
 |
권준희, 「신라복식의 변천 연구」, 서울대학교, 2001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경주용강동고분 발굴조사보고서』, 1990
유희경, 김문자, 『한국복식문화사』, 교문사, 1998
김영숙, 『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