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는 갑옷과 함께 착용하는 쇠로 된 모자로 머리를 감싸 적의 공격을 막는 방어적인 무장이다. 삼국시대부터 사용되어온 투구는 주로 기마 무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구려 벽화에 나타난 투구를 보면 삼실총 제1실 북벽 「기마무장도」에 밋밋한 투구를 쓴 무사의 모습이 있고 쌍영총 연도 동벽 벽화에 기마 찰갑무사의 찰갑주가 있다. 신라와 가야 지역의 고분에서도 철제변모가 출토되기도 한다. 고려시대에는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용호중맹군이 투구를 등에 지고 다닌다는 기록이 있으며 『오례의(五禮儀)』에 의하면 조선시대의 투구는 철로 만들되 테가 있는 첨주와 테가 없이 둥그스름한 원주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꼭대기에는 삼지창에 삭모를 달았는데 중기부터는 투구의 앞면에 용봉문과 당초문 등을 투조하거나 입사 상감하며 뒤에는 귀와 목을 가리는 드림을 달았다.
발해시대의 투구는 몇 개의 유적에서 발굴되었으며, 정창원 그림에서는 털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편, 중국 화룡시 외곽 지역에 있는 정효공주 묘 벽화에서도 투구의 형태를 찾아볼 수 있는데, 묘의 벽화에 그려진 12명의 인물들은 궁궐을 지키는 무사와 공주를 호위하는 시위, 공주의 시중을 드는 시종,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 그리고 내시들이다. 이들은 생전에 모두 공주를 보좌하던 인물로 추측되며 그 중 무사의 머리에 투구가 씌워져 있다. 투구의 형태는 벽면의 마멸로 인하여 뚜렷이 남아 있지 않으나 정수리 부분이 둥그렇고 양옆 귀 부근에 독특하게 휘어진 형태 등이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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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발해 복식 연구」, 서울대학교, 2000
전쟁기념관, 『발해를 찾아서』, 전쟁기념관, 1998
한국역사연구회, 『삼국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청년사, 2001
김영숙, 『한국복식문화사전』, 미술문화,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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